1. 서 론
최근 자동차, 해양플랜트 및 에너지 산업영역에서는 산업이 고도화됨에 따라 주 에너지원인 화석연료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요구되는 수요량 대비 화석연료의 공급량은 세계적인 원유 고갈에 따라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에 따라, 석유 화학 및 플랜트 등의 각 산업군에서는 추가적인 원유 공급을 위해 상대적 품질이 낮은 저급 원유를 상대적 고급 원유로 정제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4]. 저급 원유의 정제 환경은 고급 원유 정제 환경 대비 H2S와 같은 불순물이 다량 포함되는 등 가혹한 조건으로 원유 정제를 위한 금속용기의 손상이 크게 우려되고 있다. 특히 금속용기의 소재로 폭넓은 적용이 이루어지고 있는 압력용기용 강재의 경우, 고내식 특성 및 우수한 수소취화저항성이 요구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저급 원유 내 함유되어 있는 H2S의 경우, 강재의 부식속도를 높이고 부식반응에 기인하여 형성된 수소원자가 강 표면에 흡착 및 내부로 침투될 수 있도록 유도하여 결국 강재의 취성파괴 현상을 야기하는 데에 직접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음은 철강재료의 양극용해 반응과 H2S가 포함된 산성의 수용액 분위기 내에 노출된 강재 표면에서 발생하는 대표적 음극환원반응을 나타낸다 [5-9].
일반적으로, H2S에 의한 poisoning 효과 [10]에 의해 강재 내부로 쉽게 유입된 수소원자는 격자확산 및 결함 지역에서의 트랩 현상을 거치며 확산하고 이후, 트랩된 수소원자는 지속적인 수소 집적과 분자형성에 따른 부피팽창에 의해 수소유기균열을 야기한다고 알려져 있다 [5, 7-9]. 또한, H2S 환경 내 노출된 강재에 다양한 형태의 외부응력이 추가적으로 인가되는 조건에서는 황화물응력균열(sulfide stress cracking, SSC)이 주된 취성파괴 메커니즘으로 거론되고 있다 [11,12].
한편, 금속학적 관점에서, 가열 및 급냉의 열이력을 거치면서 상이한 미세조직을 형성하게 되는 용접 공정은 모재와는 기계적 및 전기화학적 특성이 상이하게 나타난다. 특히, 용접부 인근에서 용접 시 인가되는 입열에 의해 CGHAZ (coarse-grain HAZ), FGHAZ (fine-grain HAZ), ICHAZ (intercritical HAZ), SCHAZ (subcritical HAZ) 등과 같은 다양한 미세조직적 변화를 수반하는 용접 열영향부는 추가적인 합금설계를 통해 특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용접금속부와 달리 모재의 성분을 토대로 미세조직적 변태만이 발생되어, 기계적 물성뿐 아니라 수소취화특성이 열위한 지역으로 평가되고 있다. 열영향부 내의 수소취화 측면에서, 용접 시 강재의 취화현상을 야기하는 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인가된 열이력에 따라 형성되는 저온변태조직이 존재한다. 다수의 선행 연구에서는 수소취화민감도 증가에 지배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저온변태조직의 분율을 주로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높은 분율의 저온변태조직을 형성한다 할지라도 저온변태조직의 편중도 및 분포도가 실제 용접된 강재의 부식반응에 기인한 수소취화 현상에 미치는 영향은 상이할 것으로 예상되며, 최근에는 API X65급 강재를 대상으로 상이한 용접공정 적용 후 각 용접부 내 존재하는 저온변태조직의 경도 및 coincidence site lattice (CSL) 입계 분율 등을 토대로 수소유기균열 (hydrogen induced cracking, HIC) 거동을 분석한 연구 [13]가 보고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저온변태상의 편중도 및 분포도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며, 대다수의 연구가 수소취화현상 규명방법에 있어, 전통적인 야금학적 접근법에 기반을 두고, 인위적인 수소주입을 통한 기계적 물성 열위정도 평가에 초점을 두고 있다. 주로 전기화학적 음극차징법을 통해 표면 부식반응을 전적으로 배제시키며 다량의 수소를 주입하여 강 내부에서의 확산거동을 평가하며 일련의 확산변수 값들을 도출하는 것이다. 수소원자의 확산계수 및 투과도 등의 확산변수 값들을 토대로 취성파괴 저항성의 지표로 간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인위적 조건 하에 도출된 확산변수 값들의 의미와 특정 강재가 적용되는 실제 환경 내에서 발생하는 취성파괴거동과 불일치하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14], 본 연구는 그 불일치 현상의 예를 단적으로 보여주며 그 메커니즘적 분석과 논의를 주 목적으로 한다.
우선, 압력용기용 A516-65 강재를 대상으로 상이한 용접 입열량으로 모사된 용접 열영향부 (CGHAZ와 ICHAZ)의 미세조직적 거동과 수소확산거동의 관계를 제시한 후, 실제 sour 환경 내 발생하는 SSC 현상에 영향을 미치는 주된 금속학적 인자들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2. 실험방법
2.1 시편 준비 및 미세조직 분석
본 연구에 사용된 시편은 압력용기용 ASTM 516-65 강재로, 그 화학적 조성을 표 1에 나타내었다. 용접 열영향부 (CGHAZ 및 ICHAZ) 모사를 위해 MTCS (metal thermal cycle simulator)를 활용하였다. 그림 1은 각각의 용접 열영향부의 열이력을 모사하기 위해, Rosenthal의 열유동방정식 (thermal field equation) [15]을 이용하여 도출한 용접 용융선으로부터 모재까지의 거리 별로 시간에 따른 온도 구배를 나타낸 것이다. MTCS를 통해 열영향부를 재현한 시편에 적용된 입열량은 20, 35, 50 kJ/cm의 3가지로 채택하였으며 각각의 온도구배는 식 (4) [15]를 통해 도출되었다.
이때 T와 t는 열 사이클의 온도 및 시간이며, T0는 용접 전 예열온도, q/v는 입열량, λ는 재료의 열전도도(thermal conductivity), a는 재료의 열 확산도 (thermal diffusivity), r은 용접 열원으로부터의 거리를 나타낸다.
이후, 미세조직 관찰을 위해, 각각의 시편은 SiC paper를 통해 #4000까지 단계적으로 grinding 후 1 µm까지 micro-polishing하였다. 연마된 시편은 3% nital을 통해 etching 후, 초음파 세척을 실시하였다. 추가적으로, M-A (martensite-austenite)만을 단독적으로 관찰하기 위해 LePera 용액으로 M-A를 선택적으로 etching 하였다. 적용된 etching법 [16]은, 우선적으로 페라이트를 etching한 후 두번째 단계에서 남은 탄화물 (carbide)를 etching하여 M-A만 남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후, 광학 현미경 (optical microscopy, OM) 및 전계방사형 주사전자현미경 (field emission-scanning electron microscopy, FE-SEM)을 통해 미세조직 및 M-A를 관찰하였고 OM의 image analyzer를 활용하여 시편 별 M-A분율을 정량적으로 도출하였다. 추가적으로, 입열량에 따른 미세조직 별 경도 측정을 위해 0.5 kgf의 하중으로 비커스 경도를 측정하였다.
2.2 확산성 수소량 측정
강재 내부의 확산성 수소량을 측정하기 위해 JIS Z3113 [17]에 입각하여 글리세린 시험법을 활용하였다. 강재 내부에 전기화학적으로 수소를 주입하기 위해 potentiostat장비 (gamry reference 600)를 사용하였다. 20 × 30 × 2 mm3 크기의 시편을 SiC #2000까지 polishing 후 인위적인 수소 charging을 위해 NACE 규격용액 (5% NaCl + 0.5% CH3COOH)에 0.05 M Na2S가 첨가된 용액에서 5 mA의 음극전류를 20 h 동안 인가하였다. Charging 후 글리세린 용액에 침지하여 48 h 동안 방출되는 확산성 수소량을 측정하였다. 측정된 확산성 수소량은 식 (5)에 의해 정량적으로 도출되었으며 wt%로 환산하여 비교 및 평가하였다.
여기서 V1은 육안으로 확인된 수소의 양, hG1은 1기압 0°C에서 측정된 글리세린의 높이, hG는 1기압 T1에서 측정된 글리세린의 높이, T1은 측정된 온도를 의미한다.
2.3 전기화학적 수소투과실험
시편 별 내부 수소확산거동을 분석하기 위해, ISO 17081 표준 시험법 [18]에 입각한 전기화학적 수소투과실험 (electrochemical hydrogen permeation test)을 수행하였다. 그림 2는 전기화학적 수소투과실험에 활용된 cell의 간략한 모식도를 나타낸 것으로, 중앙부의 시편을 기준으로 우측의 수소주입부 (charging side)와 좌측의 수소검출부 (detection side)로 구분된 형태를 나타낸다. 수소투과실험은 전기화학적 수소 주입을 통해 시편을 투과하는 수소원자를 좌측의 검출부에서 산화시켜 검출하는 원리를 가진다. 본 실험에 적용된 시편의 두께는 1 mm 이상으로, 동일 ASTM A516 강재를 대상으로 수행한 선행연구 [19] 결과를 토대로, 수소원자의 volume diffusion 조건을 만족하는 것으로 간주하였다. 실험 전 detection side의 시편 표면에 수소 원자의 산화 효율을 높이고 투과전류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SiC paper로 #2000까지 연마하고 HCl 용액 내 산세 후, Pd 도금 용액 (PdCl2 2.54 g + 500 ml NH3) 내에서 -2.8 mA/cm2의 전류밀도를 180 s 동안 인가하여 100~150 nm 두께의 Pd 도금층을 형성시켰다. 이후, 좌측의 수소 검출부에 Ar을 이용하여 탈기된 0.1 M NaOH 용액을 주입하고 270 mVSCE의 양극 전위를 정전위 분극 (potentiostatic polarization) 방식으로 인가하여 0.1 µA/cm2 이하의 배경 전류를 획득하였다. 수소 charging을 위해 수소 주입부에는 0.5% NaCl + 0.5% CH3COOH + 0.05 M Na2S + 0.3% NH4SCN 용액을 주입하고 1 mA/cm2의 음극전류를 정전류 방식으로 인가하였다. 이후, 측정되는 수소원자의 산화전류 값이 정상상태 (steady-state condition)에 도달한 후 desorption을 수행하였다. 전기화학적 수소투과실험 후 획득한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수소확산 변수를 도출하기 위해, decay 그래프를 대상으로 정상상태 전류밀도를 normalizing하고 식 (6) [20]를 통한 curve-fitting을 수행하였다.
여기서, D는 수소확산계수, n은 정확한 curve fitting을 위한 0, 1, 2, 3, 4의 상수, L은 시편 두께, t는 시간 (s)를 의미한다.
여기서 DL은 순수한 lattice 확산계수, Dτ은 트랩이 고려된 확산계수, NT는 단위부피당 트랩 밀도, <C>는 강재 내부 평균 수소농도 (트랩이 고려된 내부 수소용해도, Capp)를 의미한다. 이때, DL의 경우, 선행연구결과에 따르면 pure iron을 대상으로 측정한 DL 값은 7.5 × 10-9m2/s [21]로 측정되나, 문헌들마다 상이한 결과치가 보고되고 있다. 석유화학산업용 API (american petroleum institute) 강관용 X52 소재에서는 DL 값이 3.25 × 10-9m2/s [22]로 다소 낮게 보고된 것을 토대로, pure iron과 비교하여 침입형 C 원자 및 치환형 합금성분 첨가는 격자내부에 strain field를 형성하고 수소원자의 확산속도를 다소 늦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이에 본 연구에서 사용된 소재가 pure iron이 아닌, C, Mn, Cu, Ni 등의 합금성분이 미량 포함된 석유화학산업용 저탄소 기반 강재임을 고려하여, DL값을 3.25 × 10-9m2/s로 간주하여 적용하였다. 또한 <C>는 수소투과 상승곡선을 통해 획득한 그래프를 바탕으로 획득한 수소원자의 투과유량 (permeability, JssL)을 확산계수 (diffusivity, Dapp)로 나누어 도출되었다 [18].
2.4 무게감량 측정 및 SSRT 실험
입열량에 따른 용접 열영향부 (CGHAZ, ICHAZ) 별 부식환경 내 무게감량 특성을 비교하기 위해 각 시편의 초기 무게 측정 후, 통기된 5% NaCl + 0.5% CH3COOH + 0.05 M Na2S 용액에 10일간 침지를 진행하였다. 침지 후 시편을 초음파 세척하여 부식생성물을 제거한 뒤 무게를 측정하여 식 (8)을 이용하여 무게감량을 계산하였다.
여기서, W(b)는 침지 전 무게, W(a)는 침지 후 무게이며, A는 단면적을 의미한다.
실제 flux-cored arc welding (FCAW)을 실시한 인장시험편을 대상으로 강재의 수소취화민감도 평가를 위해 ASTM G129 [23]에 명시되어 있는 SSRT (slow strain rate tensile) 실험을 수행하였다. 우선 FCAW는 X형 그루브로 제작된 15 t 두께의 판재를 대상으로 평균 20 kJ/cm의 입열량으로 4 pass 용접을 진행하였고 0.08 wt% C, 1.1 wt% Mn, 0.6 wt% Si을 주성분으로 하는 용접재료가 적용되었다. 그림 3에 FCAW 후 용접 시편 채취위치, 형상 및 절차에 대한 간략한 모식도와 SSRT 평가를 위해 인장시편으로 제작된 시편의 형상을 나타내었다.
SSRT 실험은 시편에 매우 느린 속도를 인가하여 시편의 수소 취화 민감도를 평가하는 방법으로 본 실험에서는 5% NaCl + 0.5% CH3COOH + 0.05 M Na2S + 0.5% NH4SCN 용액 침지 상태에서 2 × 10-6/s의 일정속도로 인장실험을 진행함으로써 SSC 거동 및 저항성을 평가해보고자 하였다. 본 실험용액 내 첨가된 Na2S는 CH3COOH와 반응하여 다음과 같이 H2S를 형성시킴으로써 [24] sour 환경조건을 제공한다.
비교재로 공기 중에서 SSRT 실험을 수행하여 파단형상을 관찰하였고, 추가적으로, 인장시험과 디지털 이미지상관법 (digital image correlation, DIC)을 활용하여 동적응력 하에서 변형률의 분포 변화를 토대로 응력집중부를 관찰하였다. DIC는 mercury RT를 활용하여 10-3/s의 인장속도 하에서 시편의 변형률을 전 영역에 걸쳐 관찰하고 국부영역에서 집중되는 변형률 정도를 색상차로 구분하여 나타내었다.
3. 결과및고찰
3.1 입열량 별 미세조직 관찰 및 M-A 분율측정
그림 4는 20, 35, 50 kJ/cm의 입열량으로 열모사된 CGHAZ 및 ICHAZ 시편의 미세조직 관찰 결과를 나타낸다. 전체적으로 베이나이트 조직이 형성된 CGHAZ의 경우 입열량이 증가함에 따라 베이나이트 조직 내 lath 두께가 증가하였으며 비커스 경도는 감소하였다. 이는, 입열량 증가에 따른 냉각속도 감소에 기인한 결과로 입열량이 높을시 상대적으로 고온 노출 시간이 길어 오스테나이트 결정립 성장에 의한 저온에서 변태되는 베이나이트 lath 두께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ICHAZ에서는 20 kJ의 입열조건에서 페라이트/펄라이트 및 베이나이트가 복합적으로 존재하되 베이나이트 존재영역의 국부적 편중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35 kJ 이상의 입열조건에서는 대부분 미세한 크기의 페라이트/펄라이트 조직이 형성되었다. Intercritical 영역에서의 상변태거동을 고려해보면, 모재를 구성하고 있던 페라이트/밴드 펄라이트 조직 중 밴드 펄라이트와 인접한 페라이트 결정립에서 오스테나이트로의 우선 변태가 국부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하며, 20 kJ의 입열조건에서의 빠른 냉각속도로 인해 오스테나이트는 베이나이트로 재변태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즉, 낮은 입열조건에서의 빠른 냉각속도에서는 조직 내 변태의 범위가 국부적 우선변태 영역으로 한정되어 결과적으로 베이나이트가 존재하되, 존재영역의 국부적 편중도가 높은 것으로 사료된다. 반면, 상대적으로 높은 입열조건에서는 오스테나이트 변태가 다수의 페라이트 결정립 전반으로 보다 확장되어 결국 미세한 크기의 페라이트/분산된 펄라이트 형태의 조직이 형성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림 5는 M-A의 선택적 etching 후 OM을 통해 관찰한 미세조직 형상을 나타내며 그림 6은 image analyzer를 활용하여 정량적으로 도출한 M-A분율을 나타낸다. 측정 결과, 전체적인 M-A는 CGHAZ 대비 ICHAZ에서 그 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대부분 20 kJ의 입열조건이 M-A형성 및 분율차이를 지배하는 조건임을 알 수 있다. 이는 앞서 언급한 intercritical 영역 내 상변태시 낮은 입열조건에서의 빠른 냉각속도에 기인한 국부적 우선변태 영역으로의 탄소 편중 현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결국, 베이나이트 조직의 lath 계면에 걸쳐 고르게 분산된 형태를 보이는 CGHAZ 내 M-A와 달리 ICHAZ에서는 주로 베이나이트가 국부적으로 밀집되어 존재하는 영역에 편중된 형태로 존재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물론 35 kJ 이상의 입열조건에서는 타 선행연구 [25]에서 제시한 M-A 분율 (대략 2% 내외)과 유사하게 낮은 수준의 M-A 분율이 도출된 것을 토대로, 본 강재의 경우 20 kJ의 저입열 조건에 국한하여 상당히 높은 수준의 M-A 분율이 특히 ICHAZ 내에 도출되는데, 따라서 특정 값 이하의 입열수준에서는 입열량 조건에 따른 M-A 분율 변화가클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3.2 확산성 수소량 측정
그림 7은 인위적인 수소 charging을 통해, 강재 표면의 부식반응을 배제한 상태에서 강 내부로 유입된 확산성 수소량을 측정한 결과를 나타낸다. 인가된 입열량이 낮을수록 전체적인 확산성 수소량은 높게 측정되었고, 특히 35 및 50 kJ의 입열대비, 20 kJ의 입열조건에서의 수소량이 현저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냉각속도가 빠른 조건일수록 저온변태조직 (베이나이트)의 분율이 높게 형성되어 내부 확산성 수소의 트랩사이트가 증가한 데에 따른 것으로 일반적인 선행연구 결과 [26] 들과 일치한다. 한편, 열영향부 별 조건의 경우, CGHAZ가 ICHAZ 대비 확산성 수소량이 높게 측정되었다. 선행문헌에 따르면, 용접 후 냉각 시 생성된 저온조직인 베이나이트 내 페라이트/시멘타이트 계면과 M-A의 계면은 수소원자의 가역트랩으로 작용하여 내부 확산성 수소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7,28]. 본 결과를 바탕으로, 본 시편 내에서 높은 수준의 M-A분율 대비 높은 수준의 베이나이트 조직 분율이 확산성 수소량 증가에 보다 효과적임을 짐작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본 실험결과는 표면 부식반응이 배제된 조건에서 다량의 수소를 인위적으로 일정시간 인가시키며 전체 확산성 수소량을 도출할 뿐, 강 내부 수소원자의 확산 및 트랩 거동에 대한 세부 정보를 제공하기 힘들다. 이에 대한 추가적인 분석은 다음 3.3절에서 상세히 논의될 것이다.
3.3 전기화학적 수소투과 거동 분석
그림 8은 용접 조건 별 시편의 수소확산거동을 평가하기 위해 수행된 전기화학적 투과실험에서의 decay 그래프를 나타낸다. 또한, 그림 9는 실험적으로 얻어진 decay 그래프를 curve fitting 한 후 도출한 수소확산계수 (Dapp_decay(fitting))를 나타낸다. 실제로, 수소투과 상승곡선을 우선 확보하였으나 그 경우 투과유량 값의 재현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다. 본 시험편은 ASTM A516 상용강재로, 개재물 수준제어가 되지 않아 내부 개재물의 크기 및 분율이 높은 일반재에 해당되며, 이 경우 수소투과 초기 data의 재현/신뢰성이 낮아 수소확산거동 해석에 있어 오류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였다. 따라서, 수소투과 초기에 시편 표면 및 내부에 존재하는 개재물에 의한 수소확산의 영향을 배제하고, 격자 및 가역트랩만이 개입되어 확산거동을 분석하는 desorption 후 decay 곡선 분석을 통한 확산변수 값 도출이 보다 신뢰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되어 분석을 수행하였다.
그림 8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수소원자의 확산 속도는 입열량이 낮은 20 kJ 시편에서 가장 느리게 측정되었으며 입열량이 증가할수록 수소원자의 확산속도는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참고로 표 2에 decay 곡선에서 도출된 확산계수 (Dapp_decay(fitting))와 수소투과초기 전류 값이 선형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하는 구간에 외삽하였을 때의 시간 (tbt)을 통해 도출된 확산계수 (Dapp_rising(tbt))각각을 비교하여 나타내었는데, 전반적으로 (Dapp_decay(fitting)) 대비 (Dapp_rising(tbt))값이 높게 도출되었고, 특히 조직 내 저온변태상의 불균일한 편중도가 높게 나타난 20 kJ의 입열조건에서 그 차이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으나, 시편 별 용접입열 조건에 따른 경향성은 동일하게 나타났다. 또한, 유사강종을 대상으로 수행한 선행연구 [29]에서 제시된 확산계수 값들 (모재기준 1–2 × 10-9m2/s) 과의 비교 측면에서도 적절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선행문헌에 따르면 M-A상 내 마르텐사이트/오스테나이트 계면의 binding 에너지는 대략 52 kJ/mol [30] 정도이며 베이나이트 조직 내 페라이트/시멘타이트 계면의 binding 에너지 (11-18 kJ/mol) [5,31] 대비 높은 수준으로 수소원자 확산속도를 감소시키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판단되었으나 실제 실험적으로 획득한 수소원자의 확산속도는 CGHAZ가 낮게 측정되었다. 이는, 높은 분율의 베이나이트가 상대적으로 편중되어 있는 M-A 대비 수소원자의 효과적인 트랩사이트로 작용하여 수소원자의 확산속도를 크게 감소시킨 것으로 판단되었다. 특히, ICHAZ의 경우 미세조직 관찰 결과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국부적으로 편중된 M-A와 페라이트의 미세조직은 M-A에 선택적으로 수소원자가 일부 트랩 된다 할지라도 수소원자의 확산속도가 빠른 페라이트 기지를 통해 수소원자는 용이하게 확산하여 수소원자의 확산속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추측되었다. 추가적으로, 강재 내 수소원자의 트랩밀도를 측정 및 비교하기 위해, 식 (7)를 통해 트랩밀도를 도출하였으며, 그 결과를 그림 10에 나타내었다. 강재 내부 수소원자의 트랩밀도는 확산성 수소량이 높고 및 수소확산계수가 낮은 경향과 잘 상응하였으며 입열량이 낮을수록, 베이나이트 분율이 높을수록 내부 트랩밀도는 높게 측정되었다. 앞선 일련의 결과를 바탕으로, 수소원자의 낮은 확산계수와 높은 확산성 수소량을 바탕으로 판단하건데, 수소취화특성이 가장 열위한 지역은 CGHAZ일 것으로 쉽게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용접 시편을 대상으로, H2S가 포함된 부식 환경 내에서 인장실험을 수행한 결과, 앞선 예상과 다른 결과가 도출되었고 자세한 결과는 다음 3.4절에서 상세히 논의될 것이다.
3.4 SSRT 실험 및 무게감량 측정
그림 11은 CGHAZ 및 ICHAZ 시편의 10일간 부식환경 내 침지 후 무게감량 및 단면 형상을 나타낸다. 그림 11 (a)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CGHAZ의 무게감량은 ICHAZ 대비 높게 측정되었는데 이는 CGHAZ의 높은 베이나이트 분율에 기인하여 전체적인 부식저항성이 다소 낮은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각 시편의 단면부 관찰 결과, ICHAZ 표면에서는 pitting과 유사한 형태의 국부적 부식흔적이 관찰되었다 (그림 11(b)). 시편 전 영역에 걸쳐 베이나이트 조직이 형성되어 있는 CGHAZ 대비, ICHAZ의 경우 M-A의 국부편중도가 높은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그림 12는 실제 용접 (FCAW: 20 kJ의 입열조건) 시편을 대상으로 용접 후 공기 중에서 SSRT 실험 후 관찰한 시편의 파단형상 (12 (a)) 및 DIC를 통해 확인한 동적하중 하에서의 응력집중부 (12 (b)), 그리고 H2S가 포함된 부식환경 내에서 SSRT 실험 후 관찰한 시편의 파단형상 (12 (c))을 나타낸다. DIC 결과를 토대로, 인장응력이 집중되는 영역은 가장 연한조직을 형성하고 있는 모재부임을 판단할 수 있고 최종 파단영역 또한 순수 모재부로 국한되며 네킹 현상을 수반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H2S가 포함된 부식환경 내에 노출될 경우, 균열개시 및 전파영역 관찰을 통한 파단양상을 고려해볼 때, 모재부가 아닌 ICHAZ에서 균열개시가 이루어지고, SCHAZ 및 모재부 쪽으로 균열전파가 일어나며 네킹이 거의 관찰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즉, 인장응력이 가장 집중되는 모재부가 아닌 ICHAZ로 균열개시영역이 옮겨가며 취화현상이 개입된 것으로 파악된다. 그림 12 (c)의 SSRT 후 관찰된 파단시편 하단부에서 사각형 박스로 표시된 화살표 영역을 포함한 파단면을 관찰하여 그림 12 (d)에 나타내었다. 주로 연성 파면인 micro dimple (M.D) 형태이나 일부 영역은 준벽개 파면인 quasi cleavage (Q.C)가 관찰되었고, 그 Q.C 패턴은 표면에서 시작되어 중심부에 이르는 영역에 걸쳐 연결된 형태로 나타났다. 이론적으로, H2S가 포함된 부식 환경에 강재가 노출될 경우 강재의 양극용해 및 음극환원 반응에 기인한 수소유입 및 취화현상이 발생하고, 표면은 점차 황화물/산화물 기반의 부식생성물로 덮여가는 현상이 개입된다. 앞 절의 분석결과를 토대로 수소유입에 따른 취화도 측면에서는 CGHAZ에서 취성균열의 개시와 전파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으나, 실제 파단결과는 예상과 다르게 나타났다.
그림 13 (a)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파단면 인근 미세조직은 페라이트 및 저온변태조직이 공존하여 존재하는 형상이 나타나며 균열부 인근영역의 비커스 경도 값이 180 HV 이상으로 높게 측정되기도 하였다. 또한, 그 파단부 ICHAZ 인근영역 표면에는 pitting과 유사한 국부부식 형태의 손상이 빈번히 관찰되었다 (그림 13 (b)). 선행연구에 따르면 내부 잔류응력이 높은 저온변태조직의 경우, 철 원자의 양극용해반응에 대한 활성화에너지 장벽이 낮아 양극 용해반응이 촉진된다고 알려져 있다 [32]. 본 연구에서와 같이 H2S를 포함한 산성분위기 내에서, 베이나이트 및 M-A 등의 저온변태상이 국부적으로 편중되어 있는 ICHAZ는 국부적 용해반응이 촉진되어 pitting 형태의 부식손상이 발생되며 외부에서 인가된 인장응력이 보다 집중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그림 13 (b)에서 표면부 부식 이외에 하단부 조대 균열을 확인할 수 있다. 강 내부에서는 주로 비금속 개재물/석출물 등에서 취화균열이 개시되어 SSC 파단을 일으킨다는 선행연구 [33] 결과를 고려할 때, ICHAZ에서 개시되어 발생된 파단은 표면에서 형성된 pitting 형태의 국부적 손상이 내부 blister 균열 (hydrogen induced blister cracks, HIBC) [33]과 연결되며 응력집중을 가속화시킨데에 따른 것으로 추측된다. 반면, 35 kJ의 높은 입열조건 하에서 시편을 획득한 후 부식환경 내 동일 실험 수행 시에는, 가장 연한 조직을 형성하고 있는 모재부에서 파단이 발생한 추가실험결과를 고려할 때, 본 강재의 취성파괴거동 및 파단위치는 입열량에 크게 의존하며, 20 kJ의 저입열 조건에 국한하여 ICHAZ 조직 내 저온변태상의 높은 국부적 편중도에 기인하여 취성파괴 저항성이 가장 열위하게 나타난 것으로 사료된다.
요컨대, 강재 내부 수소확산계수가 낮고, 확산성수소량이 높은 CGHAZ의 경우 수소취화도가 가장 높게 평가될 수 있으나, H2S를 포함한 산성환경에 노출하여 응력인가 시, 파단저항성이 가장 낮은 영역은 저온변태상의 분율은 상대적으로 낮으나 국부편중도가 가장 높은 ICHAZ임을 확인하였다. 이와 같이 20 kJ의 저입열 조건 하에서 ICHAZ 조직 내 형성된 저온변태상의 높은 국부편중도는 부식과 응력의 복합조건 하에서 국부적 부식손상을 유발하며 응력 집중에 따른 파단저항성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사료된다. 다만 본 연구는 전기화학적 수소인가조건과 H2S를 포함한 산성환경에 노출하여 응력인가 조건에서의 강재 내부 수소량 등의 차이 유무에 대한 추가연구가 필요하다는 한계를 내제하고 있으며, 다층용접공정 하에서 중복 열이력 조건으로 미세조직이 형성되는 영역 (e.g. ICCGHAZ, CGICHAZ, ICICHAZ 등)을 대상으로 보다 세분화하여 향후 추가 연구를 진행해 볼 필요가 있다.
4. 결 론
본 연구에서는 압력용기용 A516-65 강재를 대상으로 상이한 용접 입열량 (20, 35, 50 kJ/cm)으로 열 모사된 열영향부의 수소확산거동 및 취성파괴 특성에 대한 분석을 수행하였다. 주요 실험결과는 아래와 같이 간략히 요약된다.
1) 세 입열조건 모두에서 CGHAZ 내 베이나이트가 관찰되었고 ICHAZ에서는 20 kJ의 입열조건에서 페라이트와 베이나이트가 복합적으로 존재하되 베이나이트 존재영역의 불균일한 편중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35 kJ 이상의 입열조건에서는 대부분 미세한 크기의 페라이트/펄라이트 조직이 형성되었다. M-A 분율 측정 결과 20 kJ의 입열조건에서 CGHAZ와 ICHAZ 모두에서 높은 M-A 분율이 측정되었는데, CGHAZ 대비 ICHAZ에서 M-A 분율과 함께 존재영역의 국부적 편중도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 인위적 수소 charging 및 투과실험결과, 베이나이트와 M-A 모두 수소원자의 가역트랩으로 작용하여, 확산성 수소량 증가에 기여할 수 있으며, 베이나이트 분율이 보다 높은 CGHAZ의 확산성 수소량이 보다 높게 측정됨을 토대로, 본 HAZ 모사 시편에서 M-A 대비 베이나이트의 수소트랩 효율이 보다 높은 것으로 판단되었다.
3) FCAW (20 kJ/cm의 입열조건) 시험편에서, 공기 중에서 수행된 SSRT 실험결과와 달리 sour 환경 내에서는 ICHAZ에서 파단이 발생하였다. CGHAZ의 경우 수소트랩 밀도 및 확산성수소량이 가장 높게 측정되어 취성파단의 개시 및 전파영역이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으나 실제 SSC 파단저항성이 가장 낮은 영역은 ICHAZ로 다르게 나타났다. ICHAZ의 경우, 저온변태상의 분율은 상대적으로 낮으나 국부편중도가 높아 부식과 응력의 복합조건 하에서 국부적 부식손상을 유발하며, 그로인한 응력집중이 파단저항성을 감소시키는 주 요인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