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순도 구리 선재의 어닐링 후 불균질 미세조직과 집합조직에 미치는 신선 시 전단 변형의 영향

Effect of Shear Deformation During Drawing on Inhomogeneous Microstructures and Textures in High Purity Copper Wires After Annealing

Article information

Korean J. Met. Mater.. 2018;56(12):861-869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18 December 5
doi : https://doi.org/10.3365/KJMM.2018.56.12.861
1Department of Metallurgical Engineering, Dong-A University, Busan 49315, Republic of Korea
2Materials Deformation Department, Light Metal Division, Korea Institute of Materials Science, Changwon 51508, Republic of Korea
박현1, 김상혁1, 김세종2, 이효종1,
1동아대학교 신소재공학과
2한국기계연구원 부설 재료연구소 경량금속연구단 변형제어연구실
*Corresponding Author: Hyo-Jong Lee [Tel: +82-51-200-7747, E-mail: hyojong@dau.ac.kr]

- 박현·이효종: 교수, 김상혁: 박사과정, 김세종: 연구원

Received 2018 September 12; Accepted 2018 October 8.

Trans Abstract

To determine the origin of the inhomogeneous microstructure and texture observed in drawn and annealed high purity copper wires, two kinds of drawing process conditions and their influence was investigated. The regular condition, based on a symmetric die, and a condition designed intentionally to produce an inhomogeneous shear deformation using an asymmetric die were employed. The difference in intensity of <111>- <100> distributed texture between the two wires confirmed that the wire drawn under the asymmetric die condition experienced a higher amount of shear deformation. The extensive shear strain in the wire drawn under the asymmetric die condition gave rise to inhomogeneous primary and secondary recrystallization behavior. After annealing at 200 ℃, grains with <100> texture, which were larger than the surrounding recrystallized grains, were extensively present on one half circle of the wire drawn under the asymmetric die condition, while larger grains with <100> were sparsely observed around the middle region of the wire drawn under the regular condition. Interestingly, the area where the larger grains with <100> texture existed was identical to the area where the high shear strain occurred during drawing in both wires. During annealing at 400 ℃, grains with <112> texture started to grow abnormally at the center of both wires as a result of secondary recrystallization. After annealing at 900 ℃ grains with <112> due to secondary recrystallization occupied the entire region of the wire drawn under the regular condition. On the other hand, in the wire drawn under the asymmetric die condition and then annealed at 900 ℃, the <100> oriented grains as a result of the normal grain growth of the larger <100> grains which were observed after annealing at 200 ℃, coexisted with the abnormally grown <112> grains. These results indicate that dynamic recrystallization induced by the shear strain during drawing plays an important role in the inhomogeneity of the microstructure and texture of wires after annealing.

1. 서 론

고순도 구리 선재는 탁월한 전기 전도도 특성을 가져 각종 산업용 및 가정용 전기 전도체 소재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산소 제거 공정을 통해 생산되는 OFC (oxygen-free copper) 또는 ETPC (electrolytic tough pitch copper) 등의 고순도 구리는 신선 (wire drawing) 및 어닐링(annealing) 공정을 통해 요구되는 직경의 선재로 가공되어 각종 전선 및 전기기기의 전기도체 등의 사용처로 공급된다. 이러한 고순도 구리 선재는 우수한 전기 전도도 특성과 함께, 사용처의 특성에 따라 적절한 기계적 물성을 가져 최종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요구되는 형상을 유지할 수 있는 특성 역시 만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선재의 미세조직, 특히 결정립 크기를 제어하여 요구되는 강도 및 연신율을 확보함으로써 후속 공정에서 기계적 불량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선 및 어닐링 공정 조건들을 설계해야 한다.

금속 소재의 신선 공정은 가공 대상인 소재를 강도가 매우 큰 물질로 제작된 원뿔 형상의 다이 (conical die)를 통과시킴으로써 축대칭 변형을 일으켜 소재의 단면적을 감소시키는 가공 방법으로, 복수의 신선 패스들을 통해 요구되는 최종 직경의 선재를 얻게 된다 [1]. 신선 공정을 거친 최종 선재는 후속 공정을 위한 연신율을 확보하기 위해 어닐링 공정을 거치게 된다. 신선 공정 시 선재가 겪게 되는 변형 양상은 주로 각 패스당 단면감소율과 다이의 형상(즉 다이 각 또는 다이 반각) 및 선재와 다이 간의 마찰 정도에 의해 결정된다. 다이를 통과하는 선재는, 다이에 의해 축대칭 압축힘과 다이와 선재간의 마찰력에 의해, 신선 축방향의 인장 변형, 반지름 방향 및 원주 방향의 압축 변형, 그리고 반지름 방향에 수직인 면에 작용하는 전단 변형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변형 성분들에 의해 선재 내부에는 전위의 슬립 및 축적이 일어나고, 축적된 전위는 후속의 어닐링 공정 중에 재결정 (primary recrystallization)의 구동력으로 작동하여, 선재의 미세조직, 즉 결정립 크기 및 분포에 영향을 미친다 [2-4]. 그리고 어닐링 시간 증가 또는 고온 어닐링에 의해 2차 재결정 (secondary recrystallization)이 발생할 시 조대하게 성장한 결정립들을 관찰하게 된다 [5,6]. 어닐링 공정 후 선재의 최종 결정립 크기 및 분포는 선재의 기계적 성질을 결정하는 주요한 요소이다 [7,8].

신선과 같은 소성가공 공정을 거친 금속 소재의 물성 및 결정립 성장은 집합조직 (texture)의 발달과 연관되어 있다 [9-15]. 다결정질 소재에서 대부분의 결정립들이 그 소재가 겪은 공정 방향에 대해서 특수한 결정학적 방향으로 배열되어 있을 때, 우리는 집합조직이 발달하였다고 일컫는다. 소재 내 결정립들은 가공방법에 의해 결정되는 변형 성분들에 의해 특정한 가공방향으로 회전하게 되고, 변형이 충분히 크다면 대부분의 결정립들의 결정방향이 특정한 가공방향으로 배열되는 상태, 즉 변형 집합조직이 발달하게 된다. 이러한 변형 집합조직의 형성에는 금속의 결정구조, 적층결함 에너지, 순도 등과 같은 금속 내적 요인들과, 가공방법, 가공량, 그리고 가공공정 시 금형과 재료 사이에서 발생하게 되는 마찰 등과 같은 외적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어닐링 공정 시 소성가공된 금속 소재는 회복, 재결정, 결정립 성장, 그리고 2차 재결정립 성장의 과정을 순차적 또는 동시적으로 겪게 되는데, 가공량이 커 전위의 집적이 충분할 시 가공 중에 전위의 밀도가 감소하는 회복 또는 전위가 거의 제거되는 동적 재결정이 발생할 수 있다 [4,13]. 이러한 원자들의 재배열 및 미세조직의 변화는 또한 결정립들의 방위에도 영향을 끼치는데, 그 결과 일반적으로 변형 집합조직과는 상이한 어닐링 집합조직이 발달하게 된다. 지난 수 십 년 동안 신선 등의 소성 가공을 거친 금속재료의 재결정 집합조직을 해석하기 위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왔고, 발달한 재결정 집합조직이 이후 장기간 어닐링 또는 고온 어닐링에 의해 2차 재결정 또는 비정상 결정립 성장에 영향을 끼친다고 보고되고 있다. 중간값의 적층결함에너지를 가지는 면심입방정 구조를 가지는 구리 선재의 경우, 신선 공정 후에 ‘주성분 <111>//신선 방향 (drawing direction, DD) + 부성분 <100>//DD’의 변형 집합조직이 발달하며 [10-13], 이후 어닐링 시 재결정에 의해 <100>//DD 방향의 집합조직이 [2,14], 그리고 장시간의 어닐링 또는 고온 어닐링에 의해 <112>//DD 방향의 2차 재결정 집합조직이 발달한다고 보고된 바 있다 [15].

본 연구에서는 고순도 구리의 신선 가공 시 변형 및 후 열처리 조건이 미세조직과 집합조직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여, 최종 선재에서 관찰되는 불균질한 미세조직과 집합조직의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후방전자산란 (electron back-scattering diffraction, EBSD)을 이용하여 신선 가공 및 후 열처리 조건에 대한 미세조직 및 집합조직을 측정하였고, 유한 요소 해석과 연계하여 미세조직 및 집합 조직 변화의 원인을 모델링하였다. 이러한 모델링 결과를 토대로 신선 및 어닐링 공정을 통해 생산되는 고순도 구리 선재 제품의 물성 개선을 위한 미세조직 및 집합조직의 제어 방안을 논의하였다.

2. 실험 방법

본 연구에 사용된 구리 소재는 전선 및 전자제품 내 전도체용으로 사용되는 순도 99.99%의 고순도 무산소 구리(OFC)로, 초기 선경 2.6 mm의 선재를 최종 단면감소율 94% (최종 선경: 0.65 mm)로 신선하였다. 신선 공정 조건으로 2가지 조건을 고려하였는데, 하나는 축방향으로 대칭인 원뿔 다이를 이용한 정규 신선 공정조건이고, 다른 하나는 전단 변형의 국부적인 차이를 유발하도록 비대칭으로 가공한 다이를 이용한 공정조건이었다. 비대칭 다이를 이용한 신선 조건은 최종 신선 패스 시 다이에 진입하는 선재의 축을 다이 축에서 벗어나게 조정하여 전단 변형이 광범위하게 발생하도록 설계되었다.

신선된 구리 선재들은 Barnstead사의 열처리로 (thermolyne benchtop muffle furnace)를 이용하여 200, 400, 600, 900 °C 1시간 어닐링 공정을 수행하였다. 선재 시료들을 석영관에 봉입하여 진공 (<4×10-6 torr) 후 아르곤 가스 분위기에서 어닐링 하였다.

신선 및 어닐링 공정을 거친 선재들을 길이방향의 수직인 단면으로 절단하여 미세조직 및 집합조직을 측정하기 위한 시편들을 제작하였다. 이들 시편들을 동아대학교의 EBSD 시스템 (FEI Inspect F50 + EDAX Pegasus with Hikari EBSD)을 이용하여 미세조직 및 집합조직을 측정하였다. 또한 EDAX-TSL사 OIM (orientation imaging microscopy) Version 7.0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결정립 형상 및 크기를 관찰하였고, 역극점도 (inverse pole figure)의 형식으로 선재 내 집합조직의 발달 정도를 분석하였다.

신선 시 선재가 받는 변형거동이 어닐링 후 미세조직 및 집합조직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해석하기 위해, 유한요소법을 이용하여 정규신선 공정 조건 하에 선재가 겪게 되는 변형 이력을 계산하였다. 상용 유한요소해석 소프트웨어인 ABAQUS를 활용하여 신선 공정을 2차원 축대칭으로 근사하였고, 다이 각을 12 °, 마찰계수를 0.1로 고정하고, 신선 패스 당 단면감소율을 14, 18, 21, 24%로 변화시켜 변형률 성분들, 즉 축방향 변형률, 반지름방향 변형률, 그리고, 반지름방향과 수직인 평면에서 축방향으로 일어난 전단 변형률을 추출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신선된 선재들의 변형 미세조직과 집합조직

각 신선 공정 조건을 거친 두 선재들의 EBSD를 이용하여 측정된 단면 미세조직과 변형 집합조직을 그림 1에 나타내었다. 단면 미세조직 그림에서 결정립의 크기 및 형상과 함께 색을 통해 해당 결정립의 신선방향에 대한 결정방위를 알 수 있다 (파란색: <111>//DD, 빨강색: <100>, 초록색: <110>). 두 선재 간 신선 후 미세조직, 즉 결정립의 형태 및 크기의 차이는 미미하였다. 두 선재에서 모두 <111>//DD 성분을 주성분으로 하고, <100>//DD 및 <112>//DD에 가까운 결정방위를 부성분으로 한 변형 집합조직이 발달하였고, 주성분인 <111>//DD 집합조직은 선재 중심 영역에서 강하게 발달하였다. <111>//DD 및 <100>//DD 성분은 FCC 금속에서 1축 인장 변형에 의해 발달하는 대표적인 성분들로, 신선되는 금속 소재의 적층결함에너지의 크기에 따라 그 비율이 결정되며, 중간 정도의 적층결함에너지는 가지는 구리의 경우 이전 연구에서 단면감소율 90% 신선 후 <111>/<100> 비율이 약 2.6으로 보고된 바 있다 [13]. 본 연구에는 그 비율이 두 선재에서 모두 약 3.1 이었다 (정규 대칭 다이 조건: 3.542/1.131, 비대칭 다이 조건: 3.973/1.290).

Fig. 1.

Microstructures and textures in wires drawn under (a) regular process condition using symmetric die and (b) condition using asymmetric die measured using EBSD.

그림 1에서 관찰되는 <112>//DD에 가까운 집합조직 성분은 신선 중 전단 변형에 의해 발생하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2,13]. 그런데 이 전단 변형에 의한 집합조직 성분이 <112>//DD로 분명히 구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대체로 <111>-<100> 방위띠에 넓게 퍼져서 존재하였다. 이는 전단 변형에 의한 소재 내 결정립의 강체 회전이 무한히 계속 일어날 수 있으므로, 주어지는 변형에 대해 결정 회전속도가 0이 되는 안정방위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16]. 그림 2에서 나타내었듯이, 전단 변형률이 증가함에 따라 선재를 구성하는 결정립들 중 일부가 <112>//DD에 가까운 <733>//DD으로 회전하며, 이러한 경향은 상대적으로 더 큰 전단변형이 발생하도록 설계된 비대칭 다이 신선 조건에서 더 뚜렷하게 관찰되었다.

Fig. 2.

Distributions of texture intensities along <001>-<111> on inverse pole figures of wire drawn using the standard symmetric die and wire drawn using an asymmetric die in Figure 1.

유한요소법을 이용하여 정규 대칭 다이 신선 조건 하에서 선재가 겪는 변형 거동을 해석한 결과 (그림 3), 축방향 및 반지름방향 변형률의 분포는 선재 전체에 걸쳐 균일한 반면, 전단 변형률은 선재의 표면에 가까운 중간 영역에서 중심 및 표면 영역에 비해 더 큰 것을 알 수 있었다. 선재의 중심 영역은 축 방향 변형률이 매우 크고 반지름 방향 및 전단 변형률은 미미하여 1축 인장 변형을 겪는 영역에서 관찰된 강한 <111>//DD 집합조직은 1축 인장 변형의 결과임을 알 수 있었다. 선재 중간 영역에서의 큰 전단 변형률은 정규 대칭 다이 조건으로 신선된 선재에서 측정된 <111>-<100> 방위띠 집합조직의 발달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며, 비록 유한요소해석 결과는 없으나, 상대적으로 더 큰 전단변형이 발생하도록 설계된 비대칭 다이 조건에서 좀 더 강한 <733> 성분이 관찰된 결과를 잘 설명한다.

Fig. 3.

Distributions of plastic strains in wire after drawing using symmetric die calculated finite element method; (a) axial, (b) radial and (c) shear strains.

3.2. 신선된 선재들의 어닐링 미세조직과 집합조직

3.2.1 저온 (200 °C) 어닐링 후 미세조직 및 집합조직

그림 4에 각 신선 공정 조건을 거친 두 선재들의 200 °C 어닐링 후 미세조직 및 집합조직의 발달 모습을 나타내었다. 두 선재들에서 모두 재결정이 완료된 등축상의 결정립들을 보여주고 있으며, 선재의 중심 및 표면 영역에 비해 중간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크기가 큰 결정립을 관찰할 수 있었다. 두 선재들에서 모두 <100>//DD을 주성분으로 하는 신선된 구리 선재의 어닐링 시 관찰되는 전형적인 재결정 집합조직이 발달하였고, 선재 중심에 강한 <100>//DD 집합조직이 발달하였다. 이 <100>//DD 집합조직 성분은 신선 후 변형에 의해 <111>//DD 집합조직을 가지게 된 결정립이 어닐링에 의해 재결정될 때 전위들에 의해 축적된 변형 에너지를 최대로 방출하기 위해 발달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2,3,14].

Fig. 4.

Microstructures and textures in wires drawn under (a) regular process condition using symmetric die and (b) condition using asymmetric die after annealing at 200 °C (Yellow lines in microstructural images indicate the region where relatively large grains with <100>//DD texture exist).

두 선재들의 중간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크기가 큰 <100>//DD 집합조직을 가지는 결정립들이 관찰되는데 (그림 4의 선재 단면 OIM에서 노란색 점선으로 표시한 영역), 정규 대칭 다이를 이용한 신선 조건을 거친 선재에서는 소수의 크기가 큰 <100>//DD 결정립들이 원주방향으로 균일하게 분포하는 반면, 비대칭 다이 조건 하에 신선된 선재에는 다수의 크기가 큰 <100>//DD 결정립들이 선재의 한쪽 반원 내에 집중되어 있고 이로 인해 선재 전체의 <100>//DD 집합조직 성분의 강도가 더 컸다. 이들 크기가 큰 <100>//DD 결정립들이 관찰되는 선재 내 영역이 신선 중 전단변형이 크게 발생하는 영역과 일치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규 대칭 다이 조건을 거친 선재의 경우 이들 <100>//DD 결정립들의 분포가 그림 3에서 나타낸 유한요소해석을 통해 계산된 전단 변형률이 큰 영역과 일치하며, 비대칭 다이 조건 선재에서의 <100>//DD 결정립들의 분포 역시 전단 변형률이 큰 영역과 일치하는 것으로 판단한다. 이를 통해 이들 크기가 큰 <100>//DD 결정립들의 존재 원인이 신선 시 큰 전단 변형의 발생과 이 결과로 인한 동적 재결정의 발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모델링할 수 있다.

전단 변형은 다른 변형 성분들에 비해 금속 재료 내 전위의 이동 및 집적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며, 전단 변형의 양이 클 시 신선 도중에 전위의 재배열 및 감소 (회복) 또는 전위의 소멸 (동적 재결정)을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4,13]. 과거 최종 단면감소율이 90% (패스당 평균 단면감소율 15%, 다이 각 9°)로 신선된 ETPC (순도 99.97%) 선재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선재의 표면에 가까운 영역에서 동적 재결정이 발생하며, 이 동적 재결정된 결정립이 <100>//DD 집합조직을 갖는다고 보고되었다 [13]. 본 과제의 선재들이 94%의 최종 단면감소율을 겪었고 과거 연구에서 사용된 선재에 비해 순도가 더 높음을 고려할 때, 두 신선조건을 각각 거친 선재들에서 모두 동적 재결정이 발생하였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으며, 특히 비대칭 다이 조건의 경우 선재의 중간 영역뿐만 아니라 선재의 반쪽 원 영역에까지 광범위하게 전단 변형이 발생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후속 어닐링 시 변형에 의해 전위가 집적되어 있는 결정립들이 재결정을 위한 핵생성 및 결정립 성장의 과정을 거치는 반면, 동적 재결정에 의해 전위가 거의 제거된 결정립들은 주위의 변형 결정립들과는 달리 핵생성 과정 없이 결정립 성장을 하므로 재결정이 완료된 후에는 이들 결정립들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더 큰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3.2.2 고온 (400, 600 & 900 °C) 어닐링 후 미세조직 및 집합조직

어닐링 온도가 400 °C 이상일 때 2차 재결정의 발생에 의한 미세조직 및 집합조직의 변화가 발생하였고, 두 선재의 600 & 900 °C 어닐링에 의해 발달한 미세조직 및 집합조직 간의 확연한 차이가 관찰되었다 (그림 5-7). 상이한 선선 조건을 걸친 두 선재들에서 모두 400 °C 어닐링 시 선재의 중심 영역에서 <112>//DD 집합조직을 가지는 결정립들이 조대하게 성장하기 시작하였고 (그림 5), 600 °C 어닐링 시에는 정규 대칭 다이 신선조건을 거친 선재에서 <112>//DD 집합조직을 가지는 2차 재결정립들이 계속 조대하게 성장해 나가는 반면 비대칭 다이 조건 선재에서는 한쪽 반구에서는 성장하는 <112>//DD 2차 재결정립과 함께 다른 반구에서는 <100>//DD 재결정립이 연속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림 6). 900 °C 어닐링 후에는 정규 대칭 다이 신선 조건을 거친 선재에서는 거의 전체 영역을 2차 재결정에 의한 <112>//DD 결정립들이 차지하는 반면, 비대칭 다이 조건으로 신선된 선재에서는 한쪽 반원 부분은 결정립 성장에 의한 <100>//DD 결정립들이, 나머지 반원은 2차 재결정에 의한 <112>//DD 결정립들이 차지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그림 7).

Fig. 5.

Microstructures and textures in wires drawn under (a) regular process condition using symmetric die and (b) condition using asymmetric die after annealing at 400 °C.

Fig. 6.

Microstructures and textures in wires drawn under (a) regular process condition using symmetric die and (b) condition using asymmetric die after annealing at 600 °C.

Fig. 7.

Microstructures and textures in wires drawn under (a) regular process condition using symmetric die and (b) condition using asymmetric die after annealing at 900 °C.

소성가공 중 결정립 내에 집적된 전위들을 구동력으로 하여 일어나는 재결정과는 달리, 2차 재결정은 결정립들 간에 형성되는 결정립계의 특성에 의해 그 거동이 좌우된다 [5,6]. 선재 내 특정 집합조직의 결정립이 주위의 기지 결정립들과 특수한 결정립계를 형성할 가능성은 재료 내 기지 결정립들의 집합조직 발달 정도에 비례할 것이며, 이는 재결정 집합조직이 강하게 발달할 때 2차 재결정이 일어나기 쉽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 신선된 고순도 구리선재의 고온 어닐링 시 관찰되는 2차 재결정립 거동이 이 2차 재결정립이 주위의 재결정 결정립들과 이동도 (mobility)가 큰 결정립계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보고한 바 있다 [15]. 이 연구에서 고온 어닐링 시 <100>//DD 재결정 집합조직에서 <112>//DD 2차 재결정 집합조직이 발달하며, 이는 <112>//DD 2차 재결정립이 주위의 <100>//DD 재결정 결정립들과 이동도가 큰 결정립계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 대칭 다이를 이용한 정규 신선 조건을 거친 선재에서 관찰된 <112>//DD 2차 재결정립은 이 연구결과와 잘 일치한다.

그러나, 신선 시 전단 변형에 의한 동적 재결정을 겪고 후속 어닐링 시 상대적으로 크기가 큰 <100>//DD 결정립들은 2차 재결정 현상을 거치지 않고 정상적인 결정립 성장의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그림 5(b), 6(b)7(b)). 이는 전단 변형에 의한 소재 내 결정립의 강체 회전이 무한히 계속 일어날 수 있어 안정방위가 존재하지 않는 것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즉 전단 변형이 광범위하게 일어난 영역에서는 특정한 변형 집합조직 성분이 발달하지 않고, 즉 변형 집합조직이 <111>-<100> 방위띠에 걸쳐 분포하고, 어닐링 시 상대적으로 약한 재결정 집합조직이 발달하며, 이로 인해 특정 집합조직의 결정립이 주위의 기지 결정립들과 특수한 결정립계를 형성할 가능성이 낮아져 2차 재결정 대신 정상 결정립 성장이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3.3 신선된 선재 제품의 미세조직 및 집합조직 제어 방안

금속 소재의 결정립 크기 및 집합조직 분포가 소재의 물성에 큰 영향을 끼침을 고려할 때, 본 연구를 통해 확보한 신선 시 전단 변형에 따른 어닐링 후 최종 미세조직 및 집합조직 예측 모델이 실제 산업계에서 생산하고 있는 고순도 구리 선재 제품 및 신선 외 추가 공정을 거친 부가 제품의 전기적, 기계적 특성을 제어하는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본 연구에서의 비대칭 다이 신선 조건에 의해 국부적으로 불균질한 전단 변형을 겪은 선재의 고온 어닐링 시 관찰되는 불균질한 미세조직 및 집합조직은 이 선재의 기계적 특성의 이방성으로 인해 후속 소성 가공 시 불균일한 변형을 유발하므로, 최대한 대칭인 다이를 신선 공정에 적용해야 할 것이다.

또한 신선 시 전단 변형은 다이 형상뿐만 아니라 윤활 및 신선 축 조정 (alignment) 등의 다양한 공정 조건들에 의해 영향을 받으므로, 이들의 관리를 통해 불균질 전단 변형의 발생을 최소화하여야 할 것이다. 나아가 본 연구의 전단 변형의 영향 모델에 따르면 신선 시 선재 전체에 균일한 전단변형을 가할 수 있다면 2차 재결정을 방지하여 균일한 결정립 크기 분포를 얻을 수 있으므로, 이를 통해 물성 이방성을 최소화하고 가공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4. 결 론

대칭 다이를 이용하는 정규 신선 공정 조건과 비대칭 다이를 이용하여 국부적으로 불균질한 전단 변형이 발생하도록 설계된 신선 조건을 통해 신선된 고순도 구리 선재들의 신선 후, 그리고 어닐링 후 발달한 미세조직 및 집합조직을 조사하여 아래와 같은 결론을 얻었다.

정규 대칭 다이 신선 공정조건과 비대칭 다이 조건을 각각 겪은 선재들의 변형된 결정립들을 분석한 결과, 미세조직의 뚜렷한 차이를 관찰할 수 없었으나, 대칭 다이 조건 선재에 비해 비대칭 다이 조건 선재에서 <112>에 가까운 <337> 성분의 집합조직이 더 강하게 발달하였다. 이는 대칭 다이 조건을 겪은 선재에서 전단 변형이 선재 중간 영역의 상대적으로 작은 영역에서 발생한 반면, 비 대칭 다이 조건을 거친 선재에서는 전단 변형이 선재의 한쪽 반원 영역에서 광범위하게 발생하였기 때문이었다.

저온 (200 °C) 어닐링 후 두 선재들에서 <100>을 주성분으로 하고 <111>를 부성분으로 하는 전형적인 재결정 집합조직이 발달하였으나, 국부적 집합조직 분포와 주성분인 <100>의 강도에서는 차이가 있었다. 대칭 다이 조건을 거친 선재에서는 선재의 중간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크기가 큰 <100> 결정립들이 간간이 관찰되는 반면, 비대칭 다이 조건의 선재에서는 선재의 한쪽 반원 영역에 밀집한 형태로 관찰되고 이로 인해 이 선재의 <100> 집합조직 성분의 강도가 매우 컸다. 또한 두 선재들에서 상대적으로 크기가 큰 <100> 집합조직 성분의 결정립들이 존재하는 영역이 신선 중 발생한 전단 변형이 집중되는 영역과 일치하였고, 이는 신선 중 전단 변형 및 그에 따른 동적 재결정에 의해 발생한 <100> 집합조직을 가지는 결정립들과 연관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고온 (400 °C 이상) 어닐링 시 관찰된 두 선재의 2차 재결정 거동이 신선 시 전단 변형 거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400 °C 어닐링을 거친 두 선재들에서 <112>//DD 집합조직을 가지는 조대한 2차 재결정립들이 선재 중심 영역에서 발생하기 시작한 것은 동일하나, 600 및 900 °C 어닐링에 대해 대칭 다이 조건 선재에서는 <112> 2차 재결정립들이 그대로 성장을 계속하여 전체 영역을 차지하는 반면 비대칭 다이 조건 선재에서는 선재의 한쪽 반원은 <112> 2차 재결정립이 다른 한쪽 반원은 <100> 결정립들이 차지하였다. 또한 비대칭 다이 조건을 거친 선재에서 관찰된 <100> 결정립들이 성장한 영역이 전단 변형이 집중하여 동적 재결정이 광범위하게 발생한 영역과 일치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얻은 신선 시 전단 변형의 양상에 따른 어닐링 후 최종 미세조직 및 집합조직 예측 모델은 실제 산업계에서 생산하고 있는 고순도 구리 선재 제품 및 신선 외 추가 공정을 거친 부가 제품의 전기적, 기계적 특성을 제어하는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Acknowledgements

이 논문은 2016년 교욱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이공학 개인기초연구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16R1D1A1B02015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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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information Continued

Fig. 1.

Microstructures and textures in wires drawn under (a) regular process condition using symmetric die and (b) condition using asymmetric die measured using EBSD.

Fig. 2.

Distributions of texture intensities along <001>-<111> on inverse pole figures of wire drawn using the standard symmetric die and wire drawn using an asymmetric die in Figure 1.

Fig. 3.

Distributions of plastic strains in wire after drawing using symmetric die calculated finite element method; (a) axial, (b) radial and (c) shear strains.

Fig. 4.

Microstructures and textures in wires drawn under (a) regular process condition using symmetric die and (b) condition using asymmetric die after annealing at 200 °C (Yellow lines in microstructural images indicate the region where relatively large grains with <100>//DD texture exist).

Fig. 5.

Microstructures and textures in wires drawn under (a) regular process condition using symmetric die and (b) condition using asymmetric die after annealing at 400 °C.

Fig. 6.

Microstructures and textures in wires drawn under (a) regular process condition using symmetric die and (b) condition using asymmetric die after annealing at 600 °C.

Fig. 7.

Microstructures and textures in wires drawn under (a) regular process condition using symmetric die and (b) condition using asymmetric die after annealing at 900 °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