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자동차 산업에서 수소차와 전기차의 도입과 지속적인 생산량 증가로 인하여 차체 경량화의 필요성이 요구되며 비강도가 우수한 알루미늄 합금을 활용한 자동차 부품의 사용량이 증가하는 추세이다[1,2]. 알루미늄 합금 압출재는 다양한 단면 형상을 갖는 제품을 대량 생산하기에 적합하고 적절한 열처리를 통해 높은 강도를 가질 수 있어서 자동차 부품으로 널리 사용되어 왔다. 대표적인 압출용 알루미늄 합금인 Al-Mg-Si계(6000계) 합금은 내식성 및 용접성이 뛰어나[3,4] 자동차용 구조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Al-Mg-Si계 합금은 열처리형 합금으로, 열처리 과정에서 석출물이 생성되고 미세하고 균일하게 분산된 나노 크기의 석출물은 전위의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방해함으로써[5] 재료의 강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6]. Al-Mg-Si계 합금은 주로 용체화 처리(solution treatment) 및 인공시효 처리(artificial aging treatment)로 구성되는 T6 열처리 공정을 통하여 강도를 증가시키는데 [7], 고온에서 일정 시간 유지한 후 상온까지 퀜칭(Quenching)시키는 용체화 처리를 통해 용질원소를 알루미늄 기지 내에 고용시킨 후 인공시효를 통해 과포화 고용된 용질원소로부터 다량의 Mg2Si 상을 석출시킨다[8]. 이러한 열처리 공정을 통해 나노 크기의 Mg2Si의 석출물을 생성시킨 합금은 우수한 기계적 성질을 가지게 되어 자동차 차체, 크래쉬 박스, 범퍼 등의 부품으로 사용될 수 있다[9].
한편, 알루미늄 합금 압출 공정 중 프레스 퀜칭(press quenching) 공정을 도입함으로써 압출과 동시에 압출재를 퀜칭하여 용체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림 1은 프레스 퀜칭 공정을 나타내며 약 400-550 °C으로 예열된 빌렛을 특정 단면 형상으로 압출시킨 후 퀜칭시켜, 별도의 용체화 처리 없이 용질원소를 기지 내에 고용시킬 수 있다. 프레스 퀜칭과 같은 연속적인 생산공정을 적용할 경우 에너지 절약으로 생산효율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10,11].
본 연구에 사용된 Al-Mg-Si계 합금은 열처리 공정 조건에 따라서 석출물의 생성 및 분포의 변화가 발생할 수 있는데, 석출물 형성 초기에는 기지와 계면이 정합성을 가지므로[12] 전위의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제한하여 강도를 증가시키는 반면, 과도하게 성장한 석출물은 기지와의 정합성을 상실하게 된다. 이와 같이 열처리 공정의 최적화는 석출물과 기지와의 계면 특성을 변화시킬 수 있으므로 기계적 성질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13]. 지금까지 Al-Mg-Si계 합금에서 다양한 합금 원소 첨가 및 공정 조건에 따른 미세조직 및 기계적 성질의 변화에 대한 여러 연구가 있어 왔다[14-16]. X.F. Ding 등은 6005A 합금에 시효온도와 시효시간에 따른 미세조직 및 기계적 특성의 변화에 대해 연구하였으며 175 °C에서 4~8시간 시효처리하였을 때 미세한 Al(Fe,Cr)Si 석출물의 최대 부피 분율(volume fraction)을 가지며 가장 높은 강도를 보인다고 보고하였다[17]. S. Din 등은 Al-Mg-Si계 합금에서의 Li 첨가에 대한 영향을 연구하였으며, 1 wt.% 이상의 Li은 Al3Li(δ´) 석출물의 형성을 촉진시키고 이는 강도 증가로 이어진다고 보고하였다[18]. 이와 같이 지금까지 많은 연구자들에 의하여 Al-Mg-Si계 합금의 석출 거동 및 기계적 성질에 대한 보고가 있었지만 대부분 실험실 환경에서의 합금 조성 및 열처리 공정 최적화에 집중되어 왔으며, 실제 부품 제조 공정 변수를 고려한 체계적인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프레스 칭 압출 공정의 경우, 압출 시에 빌렛 예열온도, 컨테이너 온도, 압출 변형 열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하여 재료의 온도 이력이 결정되며, 압출 가공 후 퀜칭 전 압출품이 일정 시간 대기 중에 노출되는 퀜칭 지연(Quench delay)이 불가피하게 발생한다. 퀜칭 지연은 합금의 강도를 저하시키거나 의도치 않은 석출물의 조대화 등의 다양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으며[19,20], 미국 항공소재 규격인 AMS 2772에서는 퀜칭 지연 시간이 15초보다 짧아야 한다고 규정하기도 하였다[21].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Al-Mg-Si-Cu-Mn계 합금 압출재의 프레스 퀜칭 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공정 변수들을 모사하기 위하여 압출재의 용체화 온도와 칭 지연 시간을 주요 공정 변수로 설정하고 각 공정 변수에 의한 압출재의 기계적 성질을 평가하였다. 또한 압출재의 석출물 생성 거동을 분석하고 기계적 성질과의 상관관계를 규명하고자 하였다.
2. 실험 방법
그림 2는 튜브 형상으로 압출된 Al-Mg-Si-Cu-Mn 계 합금 형상을 나타내며, 튜브재는 너비 80 mm, 높이 65 mm, 두께 2.5 mm를 가진다. 압출에 사용된 합금의 조성은 유도결합 플라즈마 분광 분석기(ICP-OES, inductively coupled plasma-optical emission spectroscopy, Spectro ARCOS EOP, SPECTRO)로 분석하였으며 그 결과를 표 1에 나타내었다. 용체화 처리 및 칭 지연 모사 실험을 위해 가로 65 mm, 세로 150 mm 크기의 판상으로 채취한 시편을 500 °C와 540 °C에서 각각 80 분 동안 대기순환형 열처리로에서 가열한 후, 시편을 열처리로에서 꺼낸 후 0초 또는 30초 동안 대기 중에 노출시킨 후 실온의 물에 담가 퀜칭하였다. 이때 시편의 온도 변화는 시편의 중심부에 직경 1.5 mm의 열전대를 연결하여 기록장치(Hioki LR8450)를 통해 측정하였다. 냉각속도는 열처리로에서 시편을 꺼냈을 때부터 퀜칭하였을 때까지를 기준으로 계산하였다. 용체화 처리된 시편은 180 °C에서 시효시간에 따른 경도 변화를 측정하였고, 피크 경도 값을 가지는 6시간의 조건에서 분석을 진행하였다. 용체화 온도, 퀜칭 지연 시간을 달리하여 제조한 4개 시편은 표 2과 같이 L0, L30, H0, H30으로 명명하였다.
평형 열역학 계산(Factsage version 8.1 - FTlite)을 통하여 용체화 온도 및 칭 지연 후 온도에 따른 용질원소의 고용한도를 예측하였다. 광학현미경(OM, optical microscope, Nikon Eclipse MA200)을 이용하여 각 열처리 조건 별 미세조직의 차이를 분석하였다. 석출물의 열적 거동을 분석하기 위해 시차주사열량계(DSC, differential scanning calorimeter, DSC 8000)에서 용체화 처리된 시편 및 인공시효 처리된 시편을 10 °C/min의 승온속도로 가열하여 20 °C – 450 °C 범위에서 열량변화를 측정하였다. 또한 인공시효 처리된 시편의 석출물의 분포 및 크기를 확인하기 위하여 집속이온빔(FIB, focused ion beam, Helios NanoLab G3 UC)을 이용하여 투과전자현미경 관찰용 시편을 제작하였으며, 투과전자현미경(TEM, 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e, Themis Z)를 이용하여 〈001〉 Al zone에서 각 시편의 미세조직을 관찰하였다. 기계적 특성 평가를 위해 인장특성 및 경도를 측정하였다. 인장특성은 만능 재료 시험기(UTM, universal testing machine, Instron 4206)에서 ASTM E8M/E8M-13a 규격에 따라 변형률 속도 1×10-3/s의 조건으로 상온에서 평가하였다. 각 시편의 경도는 마이크로 비커스 경도 시험기 (Vickers hardness tester, Mitutoyo HM-100)를 사용하여 하중 200 g, 유지시간 10 s의 조건에서 측정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용체화 처리 온도와 퀜칭 지연에 따른 미세조직 변화
그림 3은 용체화 후 퀜칭 지연에 따른 시편의 온도 변화를 측정하여 나타낸 냉각 곡선 그래프이다. 퀜칭 지연 0초는 열처리에 의해 가열된 시편이 퀜칭되기까지 대기중에 1초 내지 2초 노출되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이에 따른 냉각속도는 구간 (a)를 통하여 측정되었다. 퀜칭 지연 30초는 열처리된 시편이 대기중에 약 30초간 노출된 후 퀜칭된 것을 의미하며, 냉각속도는 퀜칭 지연 구간 (b)와 퀜칭 지연 이후 구간 (c)로 두 구간을 통하여 측정되었다. L0와 H0의 용체화 직후 냉각속도는 각각 116.7 °C/s, 170 °C/s이었다. L30의 냉각속도는 구간 (b)에서 5.1 °C/s, 구간 (c)에서 135.8 °C/s로 측정되었으며, H30의 냉각속도는 구간 (b)에서 5.3 °C/s, 구간 (c)에서 183.4 °C/s로 측정되었다. 퀜칭 지연에 따라 시편의 온도는 감소하였으며, 퀜칭 직전 L30의 온도는 358.4 °C, H30의 온도는 376.2 °C이었다. 용체화 온도 및 퀜칭 지연 후 측정된 온도에서의 용질원소 고용한도를 열역학 프로그램 Factsage를 통해 계산하였고, 그 결과를 표 3에 나타냈다. Mg, Si, Cr은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고용량이 증가하는 반면, Cu와 Zn의 고용량은 온도에 의한 큰 변화가 없는 것을 확인하였다 . Al-Mg-Si-Cu 합금의 주요 강화 석출물으로 β´´ 및 Q´상이 있으며[22], 온도가 감소함에 따라 주요 강화 석출물의 구성원소인 Mg 및 Si의 고용량 또한 감소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표 3의 결과로부터 퀜칭 지연 후 L30에서의 최대 고용량이 H30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으며, 이러한 용질원소의 고용량 차이는 시효처리 시 생성되는 β´´ 및 Q´상의 양의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 [23].
광학현미경을 통해 각 시편의 미세조직을 관찰한 결과를 그림 4에 나타내었다. 이미지 분석 소프트웨어(Avizo 7.0)를 사용해 각 시편에 존재하는 분산상의 분율을 측정하였으며, 그 결과를 표 4에 나타내었다. 퀜칭 지연에 따른 분산상의 분율 변화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용체화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분산상의 분율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용체화 처리 과정에서 응고 과정 중 생성되었던 분산상이 더 많이 기지에 고용되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분산상을 구성하는 원소는 온도 증가에 따라 고용도가 증가하여 재고용되기 때문에[24,25], 용체화 온도가 높을수록 더 많은 재고용이 발생하여 정출상의 분율이 감소한 것으로 판단된다.
3.2 용체화 처리 온도와 퀜칭 지연에 따른 석출거동 변화
그림 5는 시차주사열량계로 얻은 승온에 따른 용체화 처리된 시편 및 인공시효 처리된 시편의 열량 변화 곡선을 나타낸다. 용체화 처리된 각 시편의 열적 거동은 온도와 퀜칭 지연에 관계없이 유사한 열적 거동을 보여준다 (그림 5(a)). 피크 1과 피크 2가 238 °C와 288 °C의 온도에서 관찰되었으며, 이는 각각 β´´상과 Q´상의 석출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된다[26,27]. 피크 면적은 엔탈피(Enthalpy) 변화를 의미하며[28], 석출되는 양과 피크 면적은 비례한다[29]. 각 열처리 조건 별로 석출되는 양을 비교하기 위하여 각 조건의 피크 1과 2의 면적을 계산하여 표 5에 나타내었다. 용체화 온도가 높을수록 퀜칭 지연과 관계없이 피크 면적이 증가하였으며, 이는 540 °C에서 용체화 처리할 때 500 °C보다 인공시효 시 더 많은 양의 석출물이 생성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500 °C에서 퀜칭 지연 시간 0초 대비 30초에서 피크 1의 면적은 4.50 J/g에서 2.66 J/g으로 41% 감소하였으며, 피크 2는 2.92 J/g에서 1.11 J/g으로 62% 감소하였다. 또한 540 °C의 경우, 피크 1의 면적은 5.81 J/g에서 4.00 J/g으로 32% 감소하였고, 피크 2는 2.71 J/g에서 2.24 J/g으로 17% 감소하였다. 즉, 앞서 열역학 계산결과에서 설명한 것처럼 퀜칭 지연으로 인하여 열처리 후 급랭효과가 저하하였고, 이에 따라 알루미늄 기지 내 용질원소 Mg, Si의 고용도가 감소하여 석출물의 분율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또한, 이와 같은 감소현상은 540 °C보다 500 °C에서 두드러졌다.
약 225 – 247 °C에서 발생한 흡열 피크 3은 β´´상 용해에 해당하며[35], 279 – 292 °C에서 발생한 발열 피크 4는 Q´상 생성에 부합한다[27,36]. β´´상의 용해 피크가 발생한 것은 시편 내에 이미 β´´상이 생성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35].
용체화 온도와 퀜칭 지연 시간에 따른 인공시효 처리된 시편의 미세조직적 차이를 분석하기 위해 HAADF-STEM(High-Angle Annular Dark Field-Scanning 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y) 및 FFT(Fast Fourier Transforms) 분석을 실시하여 석출물을 정량 분석하였다[37,38]. 시편당 70장 이상의 HAADF-STEM 이미지를 얻은 후 이미지에 존재하는 석출물의 단위 셀을 분석하여 상을 구분하였다[39]. 이렇게 구분된 석출물들의 전체 개수를 100%로 두었으며, 전체 석출물 중 β´´, Q´, C, 하이브리드(hybrid)/다상(multi-phase)의 각 개수의 분율을 구하여 표 6에 나타냈다. 한가지의 단위 셀을 가지는 상은 단일 상으로 구분하였고, 두가지 종류 이상의 단위 셀이 섞여 있는 상들은 하이브리드 상으로 구분하였다. 한 종류의 지배적인 단위 셀과 다른 하나의 하부 단위 셀이 공존하는 상은 다상으로 구분하였다. 하이브리드 상과 다상은 주로 Q´과 β´´상 또는 Q´과 C상이 공존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β´´상의 상 비율은 용체화 온도가 증가할수록 감소하는 경향으로 보이며, Q´ 또는 C상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Al-Mg-Si-Cu의 석출 거동 과정(식 1)을 고려하였을 때 용체화 온도가 증가할수록 석출 속도가 증가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그림 6는 HAADF-STEM 이미지 및 FFT 분석 결과를 보여준다. 그림 6(a,b)와 그림 6(c,d)의 경우 각각 L0와 L30의 HAADF-STEM 이미지로, 두 시편 모두 단일 β´´상과 단일 Q´상이 존재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림 6(e,f)는 H0으로서 단일 Q´상을 기반으로 하는 다상이 존재하였고, β´´상은 하부 단위 셀인 β´´-eyes로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된다[36]. 그림 6(g,h)는 H30으로서 단일 Q´상이 존재하였고, Q´과 C상의 단위 셀이 하나의 상에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상이 존재하였다.
표 7은 각 시편의 석출물 크기 및 분포 측정 결과를 나타내며, 그림 7은 석출물의 분포를 보여주는 암시야상(dark field) 이미지이다. 표 7의 석출물 정량평가를 위해 약 40장 이상의 명시야상(bright field) 이미지를 관찰하여 프로그램 iSolution을 통해 석출물의 면적을 측정하였다. 그리고 저배율의 암시야상 이미지를 관찰하여 프로그램 iSolution을 통해 석출물의 길이를 측정하였다. 또한, 석출물 밀도 계산을 위해 식 2를 사용하였다[40,41].
Nv는 석출물의 밀도, N은 하나의 암시야상 이미지에서 관찰된 석출물의 개수, A는 석출물의 면적, t는 관찰한 시편의 두께, λ는 석출물의 길이를 의미한다. L0의 경우 석출물의 면적(cross-section)과 길이(length)는 14.7 nm2, 39.3 nm이며, L30의 경우 13.7 nm2, 33.3 nm이다. 그리고 H0의 경우 면적과 길이는 8.3 nm2, 28.4 nm이며, H30의 경우 6.7 nm2, 27.1 nm이다. 용체화 온도가 같을 경우 퀜칭 지연에 의한 석출물 크기 변화가 크게 없지만, 용체화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크기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석출물의 밀도(number density)는 L0의 경우 0.46 × 1023 m-3이며, L30의 경우 0.27 × 1023 m-3이다. H0의 경우 1.43 × 1023 m-3 이며, H30의 경우 1.01 × 10 23 m-3이다. 이를 통해 용체화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석출되는 양 또한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퀜칭 지연이 발생할 경우 석출물의 밀도가 감소하는 것을 알 수 있으며, 500 °C가 540 °C보다 밀도 감소가 큰 것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그림 5(a)의 DSC 피크 면적 비교결과와 일치하며, 그림 7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7(a)와 그림 7(b)는 각각 L0, L30의 암시야상 이미지이고 그림 7(c)와 그림 7(d)는 각각 H0, H30의 암시야상 이미지이며 용체화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석출물의 밀도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표 3의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용체화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서 기지에 고용되는 용질원소의 고용량이 증가함으로써 이후 인공시효 시 더 많은 석출물이 생성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3.3 용체화 처리 온도와 퀜퀜칭 지연에 따른 기계적 성질의 변화
그림 8은 용체화 및 퀜칭을 마친 각 시편의 180 °C에서 시효 시간에 따른 경도 변화를 나타낸다. 모든 시편은 시효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경도가 증가하다가 6시간 이후부터 일정하게 유지된 후 다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용체화 온도 500 °C와 540 °C에서 모두 퀜칭 지연이 발생하였을 때 경도가 감소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림 9은 180 °C에서 6시간 시효처리한 각 시편의 인장특성을 나타낸다. L0의 항복강도, 인장강도, 연신율은 각각 310 MPa, 348 MPa, 16.2%이며, L30은 268 MPa, 309 MPa, 16.6 %이다. H0의 항복강도, 인장강도, 연신율은 각각 366 MPa, 396 MPa, 16.2 %이며, H30은 357 MPa, 389 MPa, 15.8 %이다. 퀜칭 지연에 의한 강도의 감소율은 L0, L30에서의 경우 항복강도는 약 14%, 인장강도는 약 11%로 강도가 약간 감소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540 °C에서 용체화 처리한 H0, H30은 퀜칭 지연에 따른 강도의 감소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즉, 용체화 온도 500 °C가 540 °C보다 퀜퀜칭 지연이 발생하였을 때 더 큰 강도의 감소가 일어난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540 °C보다 500 °C에서 퀜퀜칭 지연이 발생하였을 때 피크 면적이 더 많이 감소한 시차 주사 열량계 분석과 동일한 경향이다[42]. 즉, 500 °C의 온도에서 용체화 시 퀜칭 지연에 의한 석출물 형성의 감소가 크게 발생하고 이에 따라서 기계적 성질 저하가 현저한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 프레스 퀜칭 압출 공정에서 퀜칭 지연이 불가피하게 발생하며 이로 인한 강도 저하를 예상할 수 있으며, Al-Mg-Si-Cu-Mn 합금 압출재에서 퀜칭 지연으로 인한 강도 저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용체화 처리 온도, 즉 압출재의 출구 온도를 증가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알 수 있다.
강도를 결정하는 석출물의 석출 거동은 용체화 처리를 통한 과포화 용질원소의 양과 동결공공의 양에 영향을 받는다. 열역학 계산을 통하여 얻은 용질원소의 고용한도(표 4)는 용체화 처리 온도가 증가할수록 증가하므로 540 °C에서 용체화 처리한 시편이 500 °C에서 용체화 처리한 시편에 비해서 더 많은 양의 석출물이 생성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시차주사열량계에서 관찰된 피크 면적의 차이 (표 5) 및 투과전자현미경의 석출물 밀도 차이 (표 7) 결과에서 확인된다. 한편, 공공평형농도는 온도에 따라 지수함수적으로 증가하므로 용체화 온도가 높을수록 더 높은 공공평형농도를 가진다[43]. 용체화 직후 퀜칭하였을 경우 공공이 새로운 평형농도에 도달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적으며, 그로 인해 높은 농도의 공공이 알루미늄 합금 내부에 동결 공공 상태로 존재하게 된다. 시편에 존재하는 동결 공공은 시효 열처리 온도에서 원자가 확산할 수 있는 속도를 증가시킴으로써[44] 핵생성과 성장의 과정을 촉진시키므로[45] 500 °C에서 용체화 처리하였을 때보다 540 °C에서 용체화 처리하였을 때 더 많은 양의 석출물이 생성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용체화 직후 퀜칭 지연이 발생할 경우에는 고용한도 감소에 따른 과포화 용질원소의 양이 감소할 수 있으며, 공공이 소멸할 시간적 여유가 발생하여 같은 온도에서 용체화 처리를 하더라도 퀜칭 지연이 발생하였을 때 더 적은 동결공공이 남을 수 있다 [46]. 한편, 용체화 온도 540 °C의 경우 500 °C 대비 퀜칭 지연 이후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를 유지하며, 온도가 높을수록 높은 용질원소의 고용한도와 공공평형농도를 가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미세하고 많은 양의 석출물이 생성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미세하게 분산된 석출물 증가는 전위의 움직임을 더욱 방해하기 때문에 [47] 그림 9과 같이 기계적 성질이 증가하였을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Al-Mg-Si-Cu-Mn 합금에서 압출 공정 변수인 용체화 온도 및 퀜칭 지연과 미세조직 및 기계적 성질의 상관관계를 고려하였을 때 퀜칭 지연으로 인한 강도 저하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용체화 온도를 증가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된다. 이를 위해선 프레스 퀜칭 공정 중 용체화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컨테이너 출구 온도 제어가 중요하다. 빌렛 예열 온도, 컨테이너 온도, 압출 속도, 압출비에 따른 압출 변형열, 압출 후 수조까지의 거리 등의 용체화 효과 및 퀜칭 지연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을 제어하여 컨테이너 출구 온도를 일정 온도 이상으로 제어하는 것이 프레스 퀜칭 공정의 퀜칭 지연으로 인한 강도 저하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4. 결 론
본 연구에서는 Al-Mg-Si-Cu-Mn 압출재의 용체화 온도 및 퀜칭 지연이 석출물 생성 거동 및 기계적 성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하였으며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1) 500 °C에서 용체화 처리하였을 때보다 540 °C에서 용체화 처리하였을 때 인공시효 처리 후 석출물의 밀도가 증가하였으며 강도가 증가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용체화 처리 후 시차주사열량계로 측정한 석출물 생성 피크의 면적이 증가하는 경향과 일치하였다.
2) 각 용체화 처리 온도에서 퀜칭 지연이 발생하게 되면 퀜칭 지연이 없는 경우에 비하여 석출물의 밀도가 감소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용체화 처리 후 시차주사열량계로 측정한 석출물 생성 피크의 면적이 감소하는 경향과 일치하였다.
3) 퀜칭 지연에 따른 강도의 저하 현상은 540 °C 보다 500 °C의 용체화 처리 조건에서 더 크게 발생하였으며, 이러한 결과는 석출물의 밀도 감소 결과와 일치하는 경향을 보였다.